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564)
책 그리고 글 (87)
미래 빚어가기 (79)
시간/행동 관리 (44)
조직을 말한다 (16)
마케팅 노트 (14)
짧은 생각들 (33)
사랑을 말한다 (27)
세상/사람 바라보기 (40)
그밖에... (83)
일기 혹은 독백 (85)
신앙 이야기 (24)
음악 이야기 (19)
법과 특허 이야기 (13)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4/06'에 해당되는 글 2건
2014. 6. 13. 02:00

기독교 국가도 아닌데 여기 저기서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 들린다. 문창극 총리 후보의 '일제 지배와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라는 발언 때문이다. 다른 경기 다 지더라도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하는게 한국 정서인데, 그걸 건드렸으니 아무래도 총리 되기는 힘들지 싶다. 그거야 순리에 의해 결정될 것이고, 그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다. 


그의 강연을 원본으로 보았다. 없는 시간 쪼개어 영상을 본 것은 내가 속한 온누리 교회의 장로에 대한 최소한 예의기도 하고, 가감없이 그가 말한 진의를 직접 파악하고 싶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하나님의 뜻' 발언은 교회 안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그 말의 사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일병탄이 있기전, 조선의 상황은 좋지 않았고 일제 지배는 우리 민족이 깨어나게 해준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이다. 놔두면 공산주의에 넘어갈 뻔한 나라 분단되게 해서 남한을 지키고, 미국의 도움을 계속 받게 되었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조선은 미개했고, 공산주의는 게으른 조선민족이 좋아할만한 사상이었다는 말이 타당하냐는 질문을 뺀다면, 교회안에서 신도들 앞에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제 지배나 분단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는 문창극의 억울해 함이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누구는 이완용의 재림이라 말하는데, 전체 맥락을 보면 그 정도는 아니다. 


나를 비롯해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게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선택적 관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크리스찬은 암이 걸렸다 기적적으로 났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 말하고, 암으로 죽게 되어도 하나님의 뜻이라 받아들인다. 교회가 갈라지면 양쪽 모두 하나님은 내 편이다 주장하고, 또 정말 그렇게 믿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느게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은 도데체 어느 편에 서 있는 것이냐는 거다. 내가 해석하고 싶은데로, 내게 유리한데로 선택해 '하나님의 뜻'을 갖다 붙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하지만 신앙의 눈으로 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다. 하나님이 모든 것이 합력하여 그분의 뜻을 이루어지도록 만드시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한 대로 참새 한 마리나 들풀 하나도 그분의 주권 밑에 있다는 것이 크리스찬의 믿음이요 고백이다. 그렇기에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다.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를 '하나님의 뜻'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거다. 


그럼에도 인과관계는 조심해야 한다. 가룟 유다가 예수를 팜으로 십자가의 구원이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가룟 유다는 하나님의 종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유다의 범죄를 배후에서 조종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악한 행위로 받은 고난을 은혜로 바꾸는 하나님이시지만, 악한 행위를 만드시는 분은 아니다.


몇년전 정리해고 후 한동안 직장을 못구해 고생한 적이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가 감사하다. 겸손을 배웠고, 이웃의 어려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나님이 그 고난을 만드셨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스스로 힘듬에 처하게 만든 것이지, 겸손을 배우라고 나를 실직시킨 것은 아니다. 그 상황에서 더 좋게 만드신 것이지. 


문 후보자가 식민지 근대화론자인지 식민지 수혜론자인지 모르겠다. (후자에 가까운듯 하다.) 어쨋든 일제의 지배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해도, 옆동네 침략해 노예로 삼고, 일 잘하라고 집 지어주고 잘 먹인 것에 불과하다. 그 시기는 우리 민족에게 고통이었고, 일본이 한국을 지배한 것은 그들의 악한 욕심 때문이었다. 그 상황에도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지켜주셨음에 감사할 수는 있지만, 일제의 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 선언해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이 아닌게 무엇이 있나. 당장 세월호 참사도 하나님의 뜻이 되는 건가? 하나님은 악'도' 사용하신다. 하지만 악을 만들어내시는 분은 아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이성을 허락하신건 분별하라 주신 것이다. 어느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어느 것이 인간이 만들어낸 악인지 분별해야 한다. 그래야 역사를 이끌어가는 그분의 편에 제대로 설 수 있다. '모든게 팔자'라는 식으로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이라 이름 붙이면 안된다. 올바른 역사의식이 필요한 이유다. 


복지 문제나 한일관계 청산 등 그의 발언을 살펴 보면, 그는 보수를 넘어 극우처럼 보인다. '하나님의 뜻' 발언이 낙마의 원인은 아닌듯 하지만, 총리가 되기엔 부족해 보인다. 더구나 그가 믿는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은 다른 분 같다. 모르겠다. 그가 믿는 '중요한 고비마다 대한민국을 지켜 주'다 '베일 뒤에서' 나타나 박근혜를 당선시켜 한국 역사에 개입한 그 신은 미개한 조선으로 일제의 지배를 받게 했을 지도. 하지만 그 신이 내가 믿는, 성경이 증거하고 있다고 믿는 그 하나님은 아닌 것 같다.

'신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합니다  (0) 2014.08.31
청년에게 권하는 5권의 신앙서적  (3) 2014.08.21
정답?  (0) 2014.03.27
2013년을 돌아보며  (2) 2014.01.15
동성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2) 2013.08.06


2014. 6. 10. 02:03



저널링에 관한 세권의 이북을 읽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정식 출판한 건 아니고 아마존의 개인출판을 이용한 것 같더군요.


 <Keep a Journal: The Basics>는 싼 맛($0.99)에 샀는데, 싼게 비지떡이 한국에서만 통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더군요. 저널 쓸 때 사용할 수 있는 형식을 소개한다며 자유형태 혹은 리스트나 아웃라인 등을 쓸 수 있다는, 굳이 저널링과 관련없는 내용을 겉멋을 잔뜩 들여 써논 책입니다. 싸더라도 비추.


<The Four Methods of Journal Writing>은 저널링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이해하고, 나아가 회고록(memoir)을 쓸 수 있는 단계별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The Artist's Way에서 소개한 모닝페이지를 첫단계로, 의미 분석을 위주로 하는 저널링, 미래 지향적인 Invention Journaling을 거쳐 회고록을 쓰는 마지막 단계를 설명합니다. 분량이 적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뉴에이지에 빠진 사람이라 뉴에이지적 요소가 다분합니다. 


<The Ultimate Guide to Journaling>은 나쁘지는 않지만 제목만큼 Ultimate하지는 않습니다. 저널링의 의미와 목적을 다루고, 다양한 주제로 저널링을 할 수 있게 주제를 다양하게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아직 가야할 길, 신체중 마음에 안드는 부분, 꿈 이야기, 감사 목록 등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며 글을 써보기를 제안합니다. 또한 그림을 사용하는 저널링도 다룹니다. 그렇게 다양한 주제로 저널을 쓰는 목적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저널 쓰기가 그게 그거 같아질 때 한번씩 들추어 새로운 주제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저널링(Journaling)에 해당하는 한국말이 뭘까요? 일기보다는 광범위한 글쓰기인데 마땅한 말이 없네요. '수기'라 번역하면 될까요?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