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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22. 10:56

고등학교때 노스트라다무스에 심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1999년 7의 달'에 공포의 대왕이 온다는 예언부터 시작해서 그가 예언했다는 히틀러의 출현 등등... 어린 나로서는 그의 모든 말이 진리인 것처럼 다가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기에는 기독교 장로교인으로서 가지고 있던 예정설에 대한 믿음도 한 몫했었지요.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다는.

노스트라다무스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지요. "모든 것은 운명이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 흔히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서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우리는 '운명을 바꾸었다'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노스트라다무스에 의하면 그것조차 '운명'이였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운명론을 '단정적 운명론'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단정적 운명론은 대학을 졸업할 때쯤에는 떨쳐버렸습니다. 하지만 은연중 제 마음 속에 '되어질 일은 내가 굳이 애를 안써도 이루어진다'라는 생각이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 아직도 큰 범위에서의 운명은 믿습니다. 예를 들어 제 아내를 만나 결혼한 것. 저는 운명이라고 믿습니다 ^^;;; 저의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 운명이겠지요. 제가 엔지니어로 살다가 이제 비즈니스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도 운명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나이에 갑자기 세계적인 바이얼리스트가 되겠다고 하루에 열네시간씩 연습한다고 꿈이 이루어질까요? 사람마다 갈 길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세세한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믿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갈 길이라 가정한다면, 평생 주어진 일만 코딩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고, 아니면 기술적으로 소프트웨어의 흐름을 주도해가는 Don Box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편차가 너무나 큰 예이지만, 그건 내가 하기 나름입니다.

Future Decider도 Future Chooser도 아닙니다. 제 갈 길은 크게 보면 정해져 있습니다. 최소한 앞으로 15년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겠지요. 그건 바뀌지 않겠지만, 그 안에서의 결과는 저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제가 사업을 한다면 직원이 10명인 회사를 이끌지, 1000명인 회사를 이끌지는 제가 얼마나 애를 쓰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Future Shaper입니다. 미래의 나의 모습을 빚어나가는 것이지요.

매일 매일 그런 생각으로 저를 다잡습니다. 워낙에 게으른 성격이라 계속해서 자극을 주어야 하거든요 ㅡ.ㅡ;;; 15년 후의 제 인생은 제가 책임져야지요. 그때는 누구도 탓할 수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