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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16. 08:09
예한이가 출판 작가(Published author)가 되었습니다 ^^;; 지난주 수요일에 출판 기념회에 다녀왔지요.

ㅎㅎ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대단한 것 같은데... 그렇게 큰 일은 아닙니다. 제가 앤도버라는 동네에 사는데, 앤도버를 포함한 여섯개의 인접타운에서 발간하는 문예지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Apple Seed가 있고 중학생 대상으로는 Apple Sauce가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은 간행물은 없고 파티 형식의 행사를 합니다.

담당 교사의 추천을 받은 작품들을 모아 심사를 거쳐 일년에 한번 문학 작품, 그림, 사진을 모아 정기간행물을 만드는 것이지요. 지역의 학생문예지고 거기 실린다고 정말 문단에 데뷔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 그래도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도 굉장히 기뻐합니다 (이쪽 분위기가 원래 그렇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정말 기뻐하고 칭찬하고... ^^)

다같이 모여 각자 순서가 되면 앞에 나가 자신의 작품을 읽거나 설명을 하지요. 아래 예한이처럼요 ^^;;

01


War
by 이 예한

The blast ripped through Japan,
The perfect combination of power and beauty,
An artist's impression of the Apocalypse.

Spawned from the depths of Hell,
Lives changed from the press of a button,
People killed from the openings of a hatch.

The gates of Hades had flung wide,
The horrs of Hiroshima.

일본 전체를 관통한 폭발,
무력과 아름다움의 완벽한 조합
예술가 인상 속의 대참사

지옥 깊은 곳에서 잉태되어진듯,
단추 하나 누름으로 운명이 달라지고,
문이 열림으로 사람이 죽어간다.

하데스의 문이 활짝 열렸던,
히로시마의 공포


제가 번역을 한번 해봤는데 쉽지 않네요. 짜식~ 어려운 단어를 써가지고는 ㅡ.ㅡ;;;

이 행사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동네마다 빈부의 격차가 심합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 보면이해가 안 갈 정도로요. 맨하탄 바로 옆에 슬램가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근처에 로렌스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지휘자 번스타인의 고향임을 자랑하는, 산업화 시기에는 잘나가던 동네였지만 지금은 위험한 동네중의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쪽 학교의 아이들이 쓴 글을 잠깐 소개해봅니다. 중학생 나이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그리고 그것이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 참 서글펐습니다.

The Night
by Gladys Gitau

...
Gunshots are fired every day,
The bullets kill to ruin your day,
These past nights have been frightening.

You hope Batmand will save your day,
But remember, he's not real, okay?
These past nights have been frightening.

I am unfortunate,
I can't say I'm fortunate,
I live in a box,
I can't afford socks,
These past nights have been frightening.
...

<앞부분 생략>

총소리는 매일 들린다
너의 하루를 망치며 총알은 사람을 죽인다.
요 며칠밤은 정말 무서웠다.

너는 배트맨이 구해주기를 바라겠지.
하지만 그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 알아?
요 며칠밤은 정말 무서웠다.

나는 불행하다.
내가 행복하다고 나는 말할 수 없다.
나는 상자안에서 산다.
난 양말도 제대로 못신는다
요 며칠밤은 정말 무서웠다.

<후략>


이날 자신의 작품을 읽은 삼십여명의 아이들중, 유일한 동양인이 예한이라는 것은 저한테 여러가지 느낌을 주었습니다. 영어로 미국 아이들보다도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예한이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반면 이 아이가 한국말로는 이런 작품을 쓸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지더군요. 또 그렇게 우리 사이에는 언어로 인한 넘어설 수 없는 차이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구요. 하지만 누가 고집부려 생겼던 상황도 아니기에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전에 적은 글처럼 이곳에서 마이너로 살지 않고, 메이저로 자라기 위해 이곳 사람들보다 영어를 더 잘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더불어 모든 아이들의 입을 통해 아름다운 시와 수필이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열살 갖넘은 아이가 앞에 소개한 그런 시를 쓰는 세상은 너무 참담하니까요.

** 어쩌다 보니 큰 아이에 대한 글만 썼습니다. 혹시 몰라 말씀드리는데 편애하는 것 아닙니다. 조만간 너무나 예쁜 제 딸아이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