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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6. 03:21
어제 매우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로서, 조언자로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슬퍼하며, 또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이 공부하고 싶었던 학과에 가지 못했던 것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원하는 학과에 못간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재수하면서 다시 도전이라도 했으면 미련이라도 없을텐데, 형편상 그것조차 못한 것이 가슴에 사무치게 된 것이지요.

이해합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서 원하던 것보다 못한 학교, 원하지 않던 학과로 진학을 하게 되고, 그것이 평생 자신을 한정짓는 족쇄가 되어버렸다고 생각되니까요. 저도 많이 아쉽고, 또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하라고 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나 큰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과거를 되돌릴 수도 없고, 이제 와서 실패를 복구할 대안도 안보이는 상황입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 중 하나가 영향력의 원과 관심의 원입니다. 일곱가지 습관에 나온 이야기지요. 영향력의 원은 내가 다스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내 자신의 생각,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어떤 부분, 내가 이끌고 있는 사람 혹은 조직 등이라 할 수 있지요. 관심의 원은 내가 염두에 두고 내 행동에 영향을 주도록 허락하는 영역입니다. 직장, 가족, 친구, 과거, 국가, 혹은 세계정세가 모두 관심의 원이 될 수 있겠지요.

국가의 원수같이 관심의 원에 비해 영향력의 원이 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이 없지요. 대부분의 경우 관심의 원이 영향력의 원보다 더 큽니다. 즉 다스릴 수 있는 영역보다 관심을 두는 영역이 더 크다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이 과거의 실패, 혹은 실수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합니다. 제 친구의 경우처럼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이 현재의 나를 끌어당기는 경우지요. 혹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사람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평생 누군가를 증오하며 그 사람때문에 영향 받고 사는 경우지요.

관심의 원이 영향력의 원과 일치한다면 그게 가장 이상적입니다. 다스릴 수 있는 영역의 일들만 내 인생에 영향을 주게 만드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게 내 주위의 극히 좁은 영역만 생각하는 소극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은 아예 관심을 끊고 살자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경우 관심의 영역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관심의 원을 영향력의 원으로 끌어들여야겠지요. 과거의 실패를 괴로워만 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let it go"한다면 그 일은 영향력의 원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정말 미운 직장 동료가 있다면 "접촉이 없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문제를 대면해서 고치던가" 해야겠지요.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라도 최소한 그 문제에 대한 저의 반응은 제가 다스릴 수 있지요. 이런 삶이 진정 주도적인 (Pro-Active) 삶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왜 제 블로그의 이름을 Future Shaper라 부르는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나의 미래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꿀 수는 없다. 내가 되고 싶다고 한들, 죽을 힘 다해 노력한다 한들, 요요마 같은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은 10년전에 비해 많이 좁아졌다. 10년전에 선택의 각도가 30도였다면 지금은 15도 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비록 좁은 범위이지만 그 안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남아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남을지 5000명을 먹이는 사람이 될지는 내가 지금부터 쌓아가는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미래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 영향력의 원안에 있다 생각합니다. 미래를 완전히 바꿀 수야 없겠지만 다듬어 갈 수 있으니까요. 그건 분명히 우리 영향력의 원 안에 있습니다.

그 친구의 표정이 더 밝아지더군요. 오래 쌓아둔 가슴의 응어리가 제 한두마디로 완전히 사라지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저 그 친구 굉장히 사랑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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